제너 다이오드: 역방향 항복을 전압 기준으로 사용하는 조건
일반적인 다이오드에서는 큰 역방향 전압을 피하려 하지만, 제너 다이오드는 정해진 역방향 항복 영역을 활용하도록 만든 소자다. 그 영역에서는 전류가 크게 바뀌어도 전압 변화가 비교적 작아 전압 안정화와 제한에 사용할 수 있다. 항복이 곧 파괴라는 뜻은 아니다. 허용 전류와 열 조건을 지키며 동작하도록 설계된 항복과 정격을 넘겨 손상되는 상황을 구분해야 한다.
항복에는 서로 다른 물리 현상이 있다
강한 전기장이 좁은 접합 영역에서 전자의 터널링을 일으키는 제너 항복과, 운반자의 충돌 이온화가 연쇄적으로 진행되는 애벌랜치 항복이 대표적이다. 보통 낮은 항복 전압에서는 터널링의 비중이, 높은 전압에서는 애벌랜치의 비중이 커지며 경계 영역에서는 함께 작용할 수 있다. 제너 다이오드라는 제품 이름이 모든 전압에서 동일한 항복 원리만 뜻하는 것은 아니다.
역방향으로 사용하려면 캐소드를 높은 전위에, 애노드를 낮은 전위에 둔다. 이 글에서는 V_Z = V_K - V_A > 0과 캐소드에서 애노드로 흐르는 역방향 전류의 크기 I_Z > 0을 사용한다. 일반적인 순방향 기준으로 정의한 다이오드 전압·전류와 부호가 반대다. 부호 기준을 섞으면 전력 계산이나 회로 방정식이 잘못될 수 있다.
직렬 저항이 전류를 나누게 한다
입력 V_in에서 저항 R을 거쳐 제너와 부하를 병렬로 연결하는 션트 회로를 생각해 보자. 항복 영역에서 출력이 대략 V_Z라면 저항 전류는 I_R = (V_in - V_Z)/R이고 I_R = I_L + I_Z다. 부하가 쓰고 남은 전류를 제너가 받아들인다. 제너를 전원에 바로 병렬 연결하면 전류 제한이 없어질 수 있으므로 직렬 소자의 역할이 핵심이다.
설명용으로 V_in = 12 V, V_Z = 5.1 V, R = 330 Ω, 부하 전류 I_L = 10 mA를 가정하면 I_R ≈ 20.9 mA, I_Z ≈ 10.9 mA다. 제너 손실은 P_Z = V_Z I_Z ≈ 55.6 mW, 저항 손실은 약 144 mW다. 부하가 끊어지면 제너 전류는 20.9 mA로 늘어 약 107 mW를 소모한다. 이 계산은 일정 제너 전압을 가정한 예이며 특정 제품의 성능 보증은 아니다.
표시 전압은 지정된 조건의 값이다
전류가 항복 무릎 아래로 내려가면 전압 유지가 나빠진다. 충분히 항복한 영역에서도 동저항 r_z = dV_Z/dI_Z가 0이 아니어서 전류 변화가 전압 변화로 이어진다. Vishay의 제너 해설은 전류·동저항·온도의 영향을 다룬다. 설계에서는 입력 최저값과 부하 최대값에서 필요한 최소 제너 전류가 남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반대로 입력 최대값과 무부하에서는 전류와 손실이 가장 커질 수 있다. 데이터시트의 V_Z는 지정된 시험 전류에서 측정한 값이며 공차가 있다. 1N4728A 계열 자료의 5.1 V 항목도 시험 전류가 따로 명시돼 있다. 표시 전압만 보고 임의 전류에서 같은 정밀도를 기대하면 안 된다. 접합 온도와 실장 조건에 따른 전력 저감도 확인해야 한다.
직렬 저항에는 서로 반대되는 요구가 있다. 입력이 낮고 부하가 클 때는 저항이 너무 크면 필요한 제너 전류가 부족하다. 입력이 높고 부하가 작을 때는 너무 작은 저항이 손실을 키운다. 두 극단에서 허용되는 저항 범위가 겹치는지 확인해야 한다. 겹치지 않는다면 저항의 정격만 높일 문제가 아니라 입력·부하 조건을 바꾸거나 다른 안정화 구조를 선택할 문제다.
제너 회로는 간단하지만 무부하에서도 전류를 소비하고, 온도 변화와 잡음 때문에 정밀 기준 전압원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한계가 있다. 또한 일정 시간의 과도 전압을 흡수하는 능력은 별도 사양이다. 전압이 비교적 일정해지는 영역을 이용한다는 원리와, 그 영역을 유지하기 위한 전류·전력 예산을 함께 이해해야 적절한 활용 범위를 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