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터링은 금속을 제거하지 않고도 소자를 보호할까
웨이퍼에서 금속을 완전히 빼내지 못하더라도 소자가 받는 피해를 줄일 수 있을까? 금속이 전류가 흐르는 영역에서 빠져나와 다른 곳에 붙잡힌다면 가능하다. 게터링(gettering)은 이 위치 이동을 이용한다. 따라서 처리 전후의 웨이퍼 전체 금속량이 같아도 소자 영역의 금속 농도는 달라질 수 있다.
금속은 실리콘 안에서 재결합 중심이나 누설 경로를 만들 수 있다. 게터링은 이런 금속을 표면 소자 영역에서 떨어진 포획 영역으로 옮기는 공정이다. 뒷면에 포획 자리를 만드는 방식과 웨이퍼 내부의 결함·석출물을 이용하는 방식이 있지만, 어느 쪽이든 포획 자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작동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MIT의 원문 강의는 방출, 이동, 포획이라는 세 단계를 구분한다. 강의록 PDF 14–16쪽의 설명이다.
붙잡기 전에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첫 단계는 금속을 이동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일이다. 결정 안의 어떤 자리나 복합체에 묶인 금속은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금속 종류에 따라 원래 이동하기 쉬운 상태로 존재하기도 하고, 열처리와 점결함 반응을 통해 묶인 상태에서 풀려나야 하기도 한다. 강의는 금과 백금의 이동 가능 상태를 만드는 과정과, 비교적 빨리 이동하는 구리·니켈의 경우를 구별한다.
두 번째는 포획 영역까지의 확산이다. 세 번째는 도착한 금속이 그곳에 더 안정하게 머무르는 일이다. 방출이 느리면 빠른 확산계수를 갖고 있어도 처음부터 이동할 금속이 적다. 반대로 방출이 충분해도 포획 영역이 너무 멀면 주어진 시간 안에 옮겨 가지 못한다. 이 세 단계 중 가장 느린 과정이 결과를 제한할 수 있다.
거리의 영향을 가상의 계산으로 보자. 이동 가능한 금속의 확산계수 D를 10⁻⁸cm²/s로 일정하게 두면, 거리 ℓ을 확산으로 이동하는 특성 시간은 대략 ℓ²/D다. 정확한 도착 시간이나 모든 금속의 제거 시간을 뜻하는 값은 아니다.
포획 영역까지 20µm라면 약 400초, 300µm라면 약 90,000초가 나온다. 거리는 15배인데 시간 척도는 225배다. 이 예제는 실제 금속의 공정 조건이 아니라 동일한 D에서 거리만 바꾼 비교다. 가까운 포획 자리가 유리한 이유를 설명하지만, 그 자리가 소자의 전기적 성능을 해치는 결함이라면 가까움 자체가 장점이 될 수는 없다.
잘 붙잡는 작은 영역도 용량을 따져야 한다
충분히 오래 기다린 뒤의 분배도 별도 문제다. 단순한 두 영역 모델에서 포획 영역의 부피 비율을 f, 평형 농도비 C포획/C소자를 K라고 하자. 초기 평균 농도가 C₀이고 금속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았다면 물질 수지에서 다음 관계가 나온다.
C소자 = C₀ / [(1 − f) + Kf]
f = 0.01, K = 100이면 소자 영역의 잔류 농도는 약 0.503C₀다. 포획 영역이 금속을 100배 높은 농도로 담아도 부피가 작아 소자 농도를 절반 정도로 낮추는 데 그친다. K = 10,000이라면 약 0.00990C₀까지 낮아진다. 실제 물질의 분배계수를 넣은 계산은 아니며, 모든 금속이 이동 가능하고 평형에 도달했으며 포획 자리가 포화되지 않았다는 가정이다.
현실에서는 유한한 포획 용량, 금속의 복합체 형성, 이후 공정의 온도가 함께 영향을 준다. 한번 붙잡힌 금속도 다음 열처리에서 다시 방출될 수 있다. 높은 온도는 이동을 돕지만, 포획 영역에 머무르려는 성향까지 항상 강화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처리 직후의 농도 감소와 전체 제조 공정이 끝난 뒤의 농도 감소는 구분해야 한다.
이동시킨 곳이 정말 안전한가
평면 소자에서는 표면 아래의 비활성 영역이 포획 장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웨이퍼 내부를 전류가 통과하는 소자는 그 영역의 결함에도 민감하다. 같은 MIT 강의록 9쪽은 표면 회로와 수직 전력 소자의 차이를 짚는다.
게터링의 성패는 금속이 어디에서 풀리고, 얼마나 멀리 이동하며, 마지막까지 어디에 머무르는지로 판단할 수 있다. 포획 자리를 늘리는 설계와 이동 시간을 확보하는 설계는 서로 다른 문제다. 여기에 소자의 전류 경로와 후속 열 이력까지 맞아야, 웨이퍼에 남아 있는 금속을 전기적으로 덜 위험한 위치에 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