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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작은 무늬를 찍을수록, 왜 초점 맞추기는 어려워질까

작은 글씨를 읽으려다 종이의 굴곡까지 신경 쓰게 된다

책의 아주 작은 글씨를 확대해 찍어본 사람은 안다. 글자는 크게 보이는데 종이가 조금만 휘어도 일부가 흐려진다. 반도체 노광도 가로 방향으로 작은 무늬를 구별하는 능력과, 높이가 조금 달라도 무늬를 유지하는 여유를 함께 다룬다.

노광은 마스크의 패턴을 감광막에 옮기는 과정이다. 문제는 빛이 자로 그은 직선처럼만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세한 패턴을 지나며 빛이 회절하고, 광학계가 받아들인 성분들이 겹쳐 웨이퍼 위의 밝고 어두운 무늬를 만든다. 필요한 성분을 충분히 모으지 못하면 이웃한 선 사이의 대비가 줄어든다.

해상도에는 파장 말고도 두 변수가 더 있다

광학 노광의 대표적인 관계식은 다음과 같다.

R ≈ k₁ λ / NA

R은 인쇄할 수 있는 최소 특징 크기의 척도, λ는 노광 빛의 파장, NA는 개구수다. NA에는 광학계가 받아들이는 빛의 각도 범위와 매질의 굴절률이 반영된다. 같은 조건에서 NA가 커지면 미세한 무늬를 만드는 데 필요한 빛을 더 넓은 각도에서 모을 수 있다.

k₁은 조명, 마스크, 감광막, 패턴과 허용 오차 등 공정 조건을 담는 계수다. 따라서 λ만 보고 최소 선폭을 정할 수 없다. 파장을 줄이거나 NA를 키우고, 공정을 개선해 k₁을 낮추는 것이 해상도를 높이는 경로다. 여기서 ‘해상도가 좋아진다’는 말은 R이 작아진다는 뜻이다. ASML의 Rayleigh 관계 설명

빛의 파장은 딱딱한 공의 지름이 아니다. 파장보다 작은 특징을 인쇄하는 일이 곧 물리 법칙 위반인 것도 아니다. 다만 서로 다른 모양의 패턴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구별할 수 있는지는 광학계와 전체 공정의 조건에 묶인다.

가로 방향의 이득은 높이 방향의 여유를 줄인다

초점심도, DOF는 초점 위치가 변해도 정해진 품질을 만족하는 높이 범위의 척도다. 기본적인 스케일 관계는 다음과 같다.

DOF ≈ k₂ λ / NA²

k₂ 역시 공정과 허용 기준에 따른 계수다. 허용 범위를 초점의 양쪽 전체 폭으로 표현하는지, 한쪽 여유로 표현하는지에 따라서도 계수의 정의를 맞춰야 한다. 여기서는 절대값보다 NA의 제곱에 반비례한다는 관계가 중요하다. 빈 공대 Heinrich Kirchauer의 해상도·초점심도 설명

같은 파장과 k₁·k₂를 유지하며, 가능한 범위 안에서 NA를 1.5배로 높였다고 가정하자. R은 원래의 약 67%로 작아지지만, DOF는 약 44%로 줄어든다. 이는 위 식으로 계산한 비교이며 특정 장비의 실측값은 아니다. 더 작은 패턴을 얻는 대가로 웨이퍼 높이 오차에 대한 여유가 더 빠르게 줄어드는 것이다.

그러면 웨이퍼의 휨, 막의 두께와 단차, 노광 중의 높이 제어가 더 민감한 문제가 된다. 초점면 한곳에서 선이 보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실제 표면 전체에서, 허용 가능한 초점과 노광량 변화 안에서도 선이 유지되어야 한다.

식 두 개가 장비 사양 전체를 대신하지는 않는다

여기서 흔히 생기는 오해가 ‘파장을 줄여도 DOF가 줄어드니 손해’라는 것이다. NA를 그대로 유지하면 맞는 방향의 설명이다. 그러나 목표 R을 같게 유지하면서 짧은 파장에 맞춰 NA를 낮출 수 있다면, 같은 k₁·k₂ 가정 아래 DOF를 더 크게 확보할 수 있다. 무엇을 고정하고 비교했는지가 결론을 바꾼다.

k₁도 공짜로 돌리는 손잡이는 아니다. 조명 방향과 형태를 바꾸고, 웨이퍼에 원하는 형상이 나오도록 마스크를 미리 보정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ASML이 설명하는 광학 근접 보정과 조명 최적화가 그런 예다. ASML의 k₁ 개선 원리

이 식들은 설계 방향을 알려주는 근사 관계다. 감광막의 반응, 패턴의 종류, 광학 오차까지 한 번에 예측하지는 않는다. 노광 기술의 진전은 가장 작은 선 하나를 보여주는 일과, 그 선을 공정의 흔들림 속에서도 반복해서 만드는 일을 함께 해결하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