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그린 트랜지스터 두 개는 왜 조금씩 다를까
눈금자가 정확한 것과 두 자가 같은 것은 다르다
눈금자 두 개가 모두 실제 길이보다 1% 길게 표시한다고 하자. 절대적인 정확도에는 문제가 있지만, 두 자로 측정한 결과끼리는 잘 맞는다. 반대로 한 자는 조금 길고 다른 자는 조금 짧다면 둘 사이의 비교부터 틀어진다.
반도체에서도 공정 전체의 변화와 이웃한 소자 사이의 불일치는 다른 문제다. 같은 도면으로 그린 트랜지스터라도 국소적인 도핑, 치수, 계면 등의 차이 때문에 문턱전압이나 전류가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이를 미스매치라고 부른다. 두 전류를 비교하거나 작은 입력 전압의 부호를 판정하는 회로에서는 이 작은 차이가 결과를 바꾼다.
모든 소자의 문턱전압이 함께 이동하는 공정 변화와, 같은 회로 안의 두 소자가 서로 달라지는 변화를 따로 모델링해야 하는 이유다. Pelgrom·Tuinhout·Vertregt의 트랜지스터 매칭 논문
면적을 네 배로 써야, 어떤 차이는 절반으로 줄어든다
많이 쓰이는 Pelgrom 관계는 가까이 놓인 같은 크기의 소자 쌍에서, 국소적인 랜덤 성분이 지배할 때 문턱전압 차이의 표준편차를 다음처럼 나타낸다.
σ(ΔVT) ≈ AVT / √(WL)
ΔVT는 두 소자의 문턱전압 차이, W와 L은 각 소자의 채널 폭과 길이다. AVT는 여기서 ‘두 소자 차이’를 기준으로 정의한 공정별 계수다. W와 L을 μm로 쓰고 표준편차를 mV로 쓰면 AVT의 단위는 mV·μm다.
작은 영역의 독립적인 요동을 더 넓은 면적에서 평균내면 상대적인 흔들림이 줄어드는 통계가 배경에 있다. 원래 논문은 개별 변화의 영향이 작고 더해질 수 있으며, 공간적인 상관 길이가 소자의 크기보다 충분히 작다는 조건을 둔다. 이 조건과 AVT가 유지되면 각 소자의 면적을 네 배로 늘려야 표준편차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특정 소자 쌍의 차이가 반드시 절반이 된다는 보장은 아니다. Pelgrom·Duinmaijer·Welbers의 1989년 원논문
계수의 정의에도 주의해야 한다. 두 소자의 국소 랜덤 오차가 서로 독립이고 각 표준편차가 같다면 다음 관계가 성립한다.
σpair = √2 × σsingle
σpair는 두 소자 차이의 표준편차, σsingle은 소자 하나의 랜덤 오차 표준편차다. 첫 식의 AVT에는 이미 쌍의 정의를 사용했으므로 거기에 √2를 다시 붙이지 않는다. 공정 모델이나 논문의 계수를 가져올 때는 이 관례부터 맞춰야 한다.
면적 평균으로 사라지지 않는 차이도 있다
웨이퍼의 한 방향으로 막 두께가 서서히 변하거나, 한 소자만 웰 가장자리 가까이 놓였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위치와 주변 구조가 만드는 차이를 독립적인 작은 요동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 원래 Pelgrom 논문도 면적 효과뿐 아니라 거리와 배치 방향을 별도로 다뤘다.
이 때문에 아날로그 회로에서는 맞춰야 하는 소자들의 방향과 주변 환경을 비슷하게 하고,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 배치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같은 크기의 조각을 한 줄에 같은 간격으로 A–B–B–A로 놓으면 A와 B의 평균 위치가 같아진다. 각 조각의 기여가 같고 공정 변화가 위치에 대해 선형이라면, 그 기울기의 영향을 서로 맞출 수 있다.
이것이 공통 중심 배치의 핵심이다. 하지만 임의의 비선형 변화까지 자동으로 지우지는 못하고, 같은 총면적의 독립적인 랜덤 오차를 배치만으로 없애지도 못한다. 주변 소자와 배선까지 고려해야 한다. Cadence의 매칭과 공통 중심 배치 설명
더 크게 만들면 무엇을 지불해야 할까
큰 소자는 랜덤 미스매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면적을 차지하고, 정전용량과 배선 부담을 키울 수 있다. 비교기의 입력 소자를 키워 오프셋을 줄이면 앞단이 구동해야 할 부하도 함께 살펴야 한다. 정확도 하나만 좋아졌다고 회로 전체의 속도와 전력까지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또한 같은 문턱전압 차이가 항상 같은 전류 오차를 만드는 것도 아니다. 바이어스와 동작 영역에 따라 회로가 그 차이를 증폭하는 정도가 달라진다. 소자 치수뿐 아니라 두 소자가 같은 온도와 전기적 조건에서 동작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Pelgrom 관계는 유용한 출발점이다. 그러나 면적만 넣으면 모든 공정과 구조의 오차가 정해지는 만능식은 아니다. 실제 공정에서 추출한 계수와 적용 치수 범위를 확인하고, 배치에 따른 편향과 랜덤 차이를 따로 검증해야 설계의 예측력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