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시험 배분: 같은 열 개의 소자로 다른 정보를 얻는 이유
수명 시험용 소자가 열 개 있다면 가장 높은 온도에 모두 넣는 것이 좋을까. 고장 수를 빨리 얻는 데는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목표가 사용 온도에서의 수명 예측이라면 관측 개수뿐 아니라 스트레스 조건 사이의 정보도 필요하다. 수명시험 배분은 무엇을 추정하고 무엇을 검증할지 정하는 일이다.
한 조건에서 표본을 늘려도 기울기는 생기지 않는다
설명용으로 모든 소자의 고장 시간을 끝까지 관측한 단순 회귀 모델을 쓰자. y=α+βx+ε에서 y는 ln(수명/1시간), x는 정규화한 스트레스 좌표다. 서로 독립인 오차의 표준편차를 σ=0.2로 알고 있다고 가정한다. 실제 검열된 가속 수명 시험에 이 회귀를 그대로 적용하는 제안이 아니다.
열 개 모두 x=−1에서 시험하면 관측으로 알 수 있는 조합은 α−β다. 반복 측정은 이 조합을 정밀하게 해도 α와 β를 별도로 정하지 못한다. 한 조건의 수명 자료만으로 조건이 바뀔 때의 수명 기울기를 추정할 수 없다는 뜻이다.
다섯 개씩 x=−1과 +1에 배분하면 x의 평균은 0이고 Sxx=Σ(x−평균x)²=10이다. 위 가정의 최소제곱 회귀에서 기울기의 표준오차는 σ/√Sxx이므로 약 0.0632다. 표본 수가 같아도 조건 사이에 간격이 생기면서 기울기를 식별할 정보가 만들어진다.
가운데 조건은 검증하는 질문을 바꾼다
세 개, 네 개, 세 개를 x=−1, 0, +1에 배분하면 Sxx는 6으로 줄고 기울기의 표준오차는 약 0.0816이 된다. 이 선형 모델만 정확히 맞고 오차도 가정대로라면 양 끝 배분이 기울기를 더 정밀하게 추정한다.
하지만 끝점 두 조건만으로는 중간의 곡률을 점검하기 어렵다. 가운데 조건은 선형 관계의 적합성을 살필 기회를 준다. 따라서 ‘표준오차가 작다’는 한 가지 목표만으로 시험 배분의 모든 장단점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 추정할 파라미터와 시험으로 확인할 모델 가정을 함께 정해야 한다.
사용 조건을 x=−3으로 놓으면 적합한 평균 log 수명의 표준오차는 σ√[1/n+(x−평균x)²/Sxx]다. 두 끝점 배분에서는 0.200, 세 조건 배분에서는 약 0.253이다. 시험 조건을 벗어난 거리도 예측 불확도에 들어간다. 이 값들은 주어진 모델 아래의 표준오차이며 95% 구간 자체도, 새 소자 하나의 수명 예측 오차도 아니다. 개별 소자를 예측하려면 소자 간 산포까지 추가해야 한다.
실제 시험에는 고장이 아직 안 난 소자도 있다
현실에서는 시험 시간이 제한되어 낮은 스트레스에서 고장이 거의 안 날 수 있다. 그 소자를 계산에서 지우면 관측된 수명이 짧은 소자만 남아 자료가 왜곡된다. 실패 시간과 함께 시험 종료까지 생존한 자료를 검열 자료로 처리하고, 가속 관계와 수명 분포를 함께 추정해야 한다.
NIST의 가속 시험 계획 설명도 여러 스트레스 셀의 조건·표본 수·시험 시간을 정하고, 가정한 모델로 결과를 모의하여 배분을 평가하는 접근을 제시한다. 너무 높은 스트레스가 사용 조건과 다른 고장 메커니즘을 만들 수 있다는 점도 확인해야 한다. NIST, Planning accelerated life tests
고장 수를 빠르게 늘리는 조건과 사용 조건을 잘 설명하는 조건이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 장비 시간과 소자 수를 바꾸어 얻을 수 있는 정보, 낮은 스트레스의 적은 고장 자료, 중간 조건의 모델 검증을 함께 비교한다.
수명시험 배분을 결정할 때는 목표 수명 분위수와 사용 조건을 먼저 적고, 예상 고장 수뿐 아니라 추정 불확도와 모델 점검 가능성을 계산한다. 열 개를 어디에 놓을지의 답은 열 개로 어떤 질문에 답할지에서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