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는 같은 속도로 보내는데 비트는 두 배? NRZ와 PAM4의 교환
한 번의 신호에 선택지를 늘린다
손전등으로 메시지를 보낸다고 생각해 보자. 꺼짐과 켜짐만 구분하면 한 번에 두 가지 상태를 표현한다. 밝기를 네 단계로 구별할 수 있다면 같은 횟수의 신호로 더 많은 정보를 전할 수 있다. 다만 보는 사람은 밝기의 작은 차이까지 알아내야 한다. 고속 연결에서 NRZ와 PAM4의 차이도 이와 닮았다.
NRZ는 두 전압 레벨로 심볼 하나에 1비트를 싣는다. 심볼은 한 번의 판정 구간에 보내는 신호 상태다. PAM4는 네 레벨 중 하나를 골라 2비트를 나타낸다. 그래서 기호를 보내는 속도인 심볼률과 비트를 보내는 속도를 분리해야 한다.
R_raw = R_sym × log₂(M)
R_sym은 초당 심볼 수로 단위는 baud, M은 사용 레벨 수, R_raw는 변조가 운반하는 원시 비트율이다. NRZ의 M은 2, PAM4는 4다. 예를 들어 32GBd라면 각각 32Gb/s와 64Gb/s다. 오류 정정과 프레임에 쓰는 비트는 아직 빼지 않은 값이다. Keysight, PAM4의 레벨과 심볼률
두 배의 정보는 좁아진 전압 간격으로 지불한다
같은 원시 비트율에서 PAM4는 NRZ의 절반 심볼률을 쓸 수 있다. 비슷한 펄스 모양을 가정하면 필요한 신호 대역을 낮춰, 높은 주파수에서 손실이 커지는 배선의 부담을 덜 수 있다. 배선 자체의 전송 능력이 공짜로 두 배 좋아졌다는 뜻은 아니다.
총 전압 스윙을 V_span, 인접한 레벨의 간격을 ΔV라고 하고 레벨을 균일하게 배치하면 다음과 같다.
ΔV = V_span / (M − 1)
같은 600mV 스윙의 가상 예에서 NRZ의 레벨 간격은 600mV, PAM4는 200mV다. 판정 경계를 각 간격의 중앙에 놓는 이상적인 경우 레벨에서 경계까지의 거리는 각각 300mV와 100mV다. 잡음과 왜곡이 차지하기 전의 여유부터 달라진다. 이 수치는 실제 수신기의 허용 잡음 규격을 뜻하지 않는다.
여러 심볼의 파형을 같은 시간축에 겹치면 눈처럼 열린 영역이 보인다. NRZ에는 하나, PAM4에는 인접 레벨 사이에 세 개의 눈이 생긴다. 세 눈은 3비트라는 뜻이 아니라 세 판정 경계의 여유를 보여준다. 송신기의 네 레벨이 고르게 나오지 않으면 어느 한 눈이 먼저 좁아질 수 있다. Tektronix, PAM4 레벨과 세 눈
지나간 심볼의 잔상을 지우는 회로
배선은 신호의 모든 주파수 성분을 똑같이 전달하지 않는다. 펄스가 퍼지면 앞선 심볼의 흔적이 다음 심볼의 판정을 방해하는 심볼 간 간섭, ISI가 생긴다. 이를 줄이는 기술이 이퀄라이제이션이다.
송신기의 FFE는 주변 심볼을 고려해 내보내는 파형을 조절하고, 수신기의 CTLE는 주파수에 따라 이득을 달리해 채널에서 약해진 성분을 상대적으로 보강한다. 그러나 보강 과정에서 잡음이나 누화의 영향도 커질 수 있다. 신호를 세게 키우는 것만으로 사라진 판정 여유를 무한히 되찾지는 못한다. Tektronix, PAM4 이퀄라이제이션
이미 판정한 이전 심볼을 이용해 잔상을 빼는 DFE도 있다. 이 방식은 이전 판정이 틀렸을 때 그 오류가 이후 판정으로 번질 수 있다. 어떤 보정기를 얼마나 쓰느냐는 채널의 손실·반사·잡음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MathWorks, DFE의 오류 전파
원시 비트율과 유용한 데이터 속도는 다르다
오류 정정 부호인 FEC는 여분의 비트를 보내 수신 후 일정 범위의 오류를 복원한다. 파형 자체의 눈을 열어 주는 아날로그 필터는 아니다. 복원 능력에는 한계가 있고, 추가 비트와 부호 처리에는 대역폭과 회로 자원이 필요하다. Keysight, FEC의 이익과 비용
따라서 PAM4가 같은 심볼률에서 두 배의 원시 비트를 운반하더라도, 애플리케이션에 도착하는 유효 데이터율까지 언제나 정확히 두 배가 되지는 않는다. 비교하는 부호화·오류 정정·프레임 조건을 맞춰야 한다. 수신 회로의 복잡도와 전력도 함께 평가한다.
PAM4의 목적은 레벨 수를 늘리는 것 자체가 아니다. 주어진 배선과 전압 범위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오류 기준 안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낮아진 심볼률의 이익이 좁아진 전압 여유와 보정 비용을 넘어서는지 판단할 때, 비로소 어느 변조 방식이 적합한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