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선에서 상태밀도는 왜 봉우리가 될까
상태밀도 그래프에 날카로운 봉우리가 있으면 전자가 그곳에 무한히 많이 들어갈 것처럼 보인다. 양자선의 이상적인 그래프가 바로 그런 모양이다. 각 에너지 구간의 상태 수를 나타내는 함수는 서브밴드 시작점에서 발산하지만, 유한한 구간에 들어 있는 상태 수는 유한하다. 이 차이를 이해하면 양자선의 봉우리가 어디서 나오고, 무엇까지 예측할 수 있는지가 명확해진다.
두 방향은 갇히고 한 방향은 열린다
양자선은 두 횡방향의 운동을 구속하면서 길이 방향의 운동은 허용하는 구조다. 충분히 길고 균일한 이상적 선에서는 각 횡방향 구속 상태에 대해 E(k)=Eₙₘ+ℏ²k²/(2m*)로 쓸 수 있다. Eₙₘ은 그 서브밴드의 시작 에너지이고 k는 길이 방향의 파수다. 물리적인 폭이 작다는 이름만으로 이 조건이 만족되는 것은 아니다. 횡방향 준위 간격이 관심 있는 에너지 규모와 비교해 충분히 커야 구속 효과를 구별하기 쉽다. MIT 6.772, Lecture 5, 슬라이드 12
길이 방향에서는 양의 k와 음의 k가 같은 에너지를 갖는다. 일정한 k 간격마다 상태가 하나씩 있다면, 시작 에너지에서 E까지 들어가는 상태 수는 허용되는 k의 범위에 비례한다. 포물선 관계를 뒤집으면 k는 √(E−Eₙₘ)에 비례한다. 이를 에너지로 미분하면 상태밀도는 1/√(E−Eₙₘ)에 비례한다. 강의 슬라이드 16은 바로 이 상태 수 계산에서 양자선의 상태밀도를 유도한다. MIT Lecture 5, 슬라이드 16
봉우리는 시작점 부근에서 에너지가 아주 조금 바뀌어도 포함되는 k 상태가 빠르게 늘어난다는 뜻이다. 전자가 반드시 모두 그 에너지를 차지한다는 뜻은 아니다. 실제 점유 수를 구하려면 상태밀도에 점유 확률을 곱해야 한다.
발산하는 높이와 유한한 면적
한 서브밴드의 시작점에서 1meV 위와 9meV 위를 비교해 보자. 다른 조건이 같으면 전자의 상태밀도는 1meV 지점에서 세 배 높다. 그런데 시작점부터 1meV까지 들어 있는 상태 수와 9meV까지의 상태 수를 비교하면, 넓은 쪽이 세 배다. 적분값이 √ΔE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즉 그래프가 시작점에서 무한히 높아지는 이상화와, 구간에 들어 있는 상태 수가 무한하다는 주장은 다르다. 0부터 ΔE까지 1/√ε를 적분하면 2√ΔE가 된다. 극히 좁은 구간의 면적은 오히려 0으로 줄어든다. 그래프의 높이만 읽으면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준위 간격도 숫자로 확인할 수 있다. 두 횡방향 폭이 각각 20nm이고 무한 장벽, 유효질량 0.067m₀인 가상 사각 단면을 쓰자. 첫 횡방향 준위는 약 28meV이며, 그다음 준위는 약 70meV다. 간격은 약 42meV다. 정사각형에서는 폭 방향을 서로 바꾼 두 상태가 같은 에너지를 가져 겹칠 수 있다. 그래서 봉우리의 높이와 수를 셀 때 에너지가 같은 상태의 중복도도 고려해야 한다. MIT Lecture 5, 슬라이드 12·19
높은 봉우리가 큰 전류를 보장하지 않는 이유
300K의 열에너지 kT는 약 26meV이고 4K에서는 약 0.34meV다. 이런 규모는 점유와 측정 신호의 에너지 분해에 영향을 준다. 여기에 산란, 불균일한 폭과 유한한 수명까지 들어가면 이상적인 날카로운 구조가 넓어진다. 온도를 낮추는 것만으로 모든 봉우리가 원래 모양대로 돌아오지는 않는다. 유한 장벽과 질량 변화도 준위 위치를 바꾼다. MIT Lecture 5, 슬라이드 20
또 전류에는 상태 수와 함께 전자의 속도, 양 끝의 점유 차이, 통과 가능성이 중요하다. 시작점에 가까운 포물선 상태는 길이 방향 속도도 작다. 따라서 상태밀도 봉우리만으로 무한한 전류나 뛰어난 전도도를 결론 내릴 수 없다.
횡방향 구속과 길이 방향 산란도 별개의 문제다. 길이 1µm인 선에서 평균자유행로가 50nm라면, 선의 길이는 그 산란 길이의 20배다. 이 비율은 횡방향 운동이 양자화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길이 방향 수송까지 산란 없이 진행된다고 볼 수 없음을 보여 준다. 양자선의 봉우리는 자유로운 운동 방향이 하나 남은 상태 수의 결과다. 그 구조를 성능으로 연결하려면 봉우리의 면적, 점유, 속도와 산란을 함께 읽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