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의 층을 맞출 때, 작은 오차들은 어떻게 더해질까
투명 지도 두 장은 중심만 맞춰도 어긋날 수 있다
같은 지도를 그린 투명 필름 두 장을 겹쳐보자. 한 장이 옆으로 밀렸다면 이동시키면 된다. 하지만 조금 돌아가 있거나, 한 장만 늘어났다면 중심을 맞춰도 가장자리의 도로는 어긋난다. 반도체에서 층과 층의 패턴을 맞추는 오버레이도 비슷하다.
배선과 연결 구멍이 제자리에서 만나려면 웨이퍼의 위치뿐 아니라 회전, 크기 변화, 국소적인 왜곡을 함께 다뤄야 한다. ASML은 렌즈의 미세한 오차와 가열에 따른 왜곡까지 측정하고, 광학계를 조절해 보정하는 방식을 설명한다. 단순히 웨이퍼를 한 번 정렬하는 것으로 끝나는 작업이 아니다. ASML의 오버레이 제어 설명
3과 4를 더해서 5라고 말하는 이유
오차 예산을 설명할 때 각 항목을 제곱해 더한 뒤 제곱근을 취하는 RSS가 등장한다. 여기서 더하는 것은 실제로 관측한 위치 어긋남 자체가 아니라, 랜덤하게 달라지는 오차 성분들의 표준편차다.
한 방향의 전체 위치 오차가 두 성분의 합이라고 하자. 서로 상관이 없다면 전체 표준편차는 다음과 같다.
σtotal = √(σ₁² + σ₂²)
σ₁과 σ₂는 같은 단위와 기준으로 구한 각 성분의 표준편차다. 예를 들어 두 성분이 각각 3 nm와 4 nm이고 서로 독립이라면 전체 표준편차는 5 nm다. 설명을 위한 가정이며 실제 노광 장비의 오차 사양은 아니다.
어떤 순간에는 두 성분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어떤 순간에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므로 분산을 더한다. 실제로 한 번 측정한 오차가 오른쪽 3 nm와 오른쪽 4 nm였다면 그 합은 여전히 오른쪽 7 nm다. 표준편차 5 nm라는 결과는 최대 오차가 5 nm라는 뜻도 아니다.
서로 영향을 주는 오차는 제곱만 더할 수 없다
두 성분이 함께 움직일 수 있다면 식에 공분산이 들어간다.
σtotal² = σ₁² + σ₂² + 2 Cov(e₁, e₂)
e₁과 e₂는 방향을 포함한 오차 성분, Cov는 둘이 평균으로부터 함께 어떻게 변하는지를 나타내는 공분산이다. 같은 방향으로 변하는 경향이 강하면 전체 분산이 커지고, 반대로 변하면 작아질 수 있다. 독립성은 공분산이 0이 되는 충분조건이다. 이 합의 분산 계산에서는 독립보다 약한 ‘무상관’ 조건만으로도 RSS가 성립한다. NIST의 오차 전파와 공분산 설명
같은 온도 변화가 여러 부품을 동시에 움직이게 한다면, 서로 다른 부품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오차를 독립이라고 둘 수 없다. 또한 항상 같은 방향으로 남는 편향은 평균 위치를 옮긴다. 평균 편향과 평균 주변의 표준편차를 따로 기록해야 전체 성능을 이해할 수 있다.
두 층의 위치 차이를 계산할 때는 빼기 부호도 모델에 반영해야 한다. 두 층이 같은 양만큼 함께 움직였다면 상대적인 정렬에서는 일부가 상쇄될 수 있다. ‘공분산이 크면 언제나 오버레이가 나빠진다’는 말도, 어떤 성분을 더하고 빼는지 정하지 않으면 성립하지 않는다.
숫자를 줄이기 전에, 숫자가 어디서 왔는지 본다
오차 항목마다 같은 정의를 쓰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표준편차인 1σ와 3σ, 최대값을 한 줄에 모아 그대로 RSS하면 비교 기준부터 어긋난다. 가로와 세로 성분, 반경 방향 오차도 같은 지표가 아니다. 측정 위치와 표본이 달라지면 숫자가 대표하는 영역도 달라진다.
위치를 읽는 기준 마크도 이상적인 도형으로 남아 있지 않을 수 있다. 공정 때문에 마크의 옆면이 비대칭으로 변하면, 광학 센서가 읽는 중심과 의도한 중심 사이에 차이가 생긴다. ASML은 정렬과 오버레이 측정 모두에서 이런 마크 변형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ASML의 정렬 마크 연구 설명
반복 측정한 값들의 평균을 내면 서로 독립인 측정 잡음의 영향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잘못된 기준이나 반복되는 편향까지 자동으로 사라지지는 않으며, 반복 측정 자체가 실제 공정의 산포를 줄여주는 것도 아니다. 오버레이 개선은 부품별 숫자를 작은 값으로 만드는 일과 함께, 오차가 공간과 시간에서 어떻게 연결되는지 확인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