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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TF가 같은 칩도 500시간의 생존확률은 다를 수 있다

MTTF가 1000시간인 소자라면 500시간 사용에는 충분히 안전할까? 평균만으로는 답할 수 없다. 평균이 같은 집단도 초기에 고장 나는 비중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MTTF는 비수리 소자의 첫 고장 시간에 대한 평균이다. 어떤 소자가 그 시간까지 반드시 동작한다는 보증이나, 집단의 절반이 살아 있는 시간과는 다르다.

평균은 생존 곡선 전체의 정보를 한 숫자로 줄인다

고장 시간을 T라고 하면 MTTF는 E[T]다. 음수가 아닌 수명에서 이 평균은 생존확률 S(t)의 면적 ∫₀∞S(t)dt와 같다. 긴 꼬리의 소자들도 이 면적에 기여한다. 초기에 일부가 고장 나더라도 매우 오래 사는 나머지가 평균을 크게 만들 수 있다.

일정한 위험률 λ를 가정한 지수분포에서는 평균이 1/λ이고, 생존확률은 exp(−λt)다. 이 특별한 모델 안에서는 평균 하나로 전체 생존 곡선이 결정된다. NIST도 이 관계를 지수분포의 성질로 설명한다. 이를 모든 수명분포의 공통 공식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 NIST 지수분포의 평균과 생존확률

같은 1000시간 평균을 두 분포에 준다

가상 집단 A를 평균 1000시간인 지수분포로 두자. A의 생존확률은 S_A(t) = exp(−t/1000시간)이다. 집단 B는 S_B(t) = exp[−(t/η)²]인 형상 계수 2의 Weibull 분포로 둔다.

B의 평균은 ηΓ(1.5)이며 Γ(1.5)는 약 0.886이다. η를 약 1128.38시간으로 정하면 B의 평균도 정확히 1000시간이 된다. NIST가 제시하는 분포식을 이용해 두 집단의 입력을 지정한 예다. 실제 소자 두 종류의 측정 자료는 아니다. NIST Weibull 분포의 평균식

500시간에서 A의 생존확률은 약 60.7%, B는 약 82.2%다. 평균은 같지만 그 시점의 생존 비중은 21.5%포인트 정도 차이 난다. MTTF를 비교하는 것만으로 500시간 운용의 위험을 비교할 수 없는 구체적인 반례다.

초기 10%가 고장 나는 시간도 다르다. A에서는 1−exp(−t/1000시간) = 0.1을 풀어 약 105시간이 나온다. B에서는 약 366시간이다. ‘평균 1000시간’이라는 동일한 문장 뒤에 조기 고장의 다른 분포가 들어 있다.

한 분포가 모든 사용 시간에 더 좋다는 뜻은 아니다

500시간에서 B가 유리하다고 해서 모든 시간에서 같은 순서가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A의 생존 곡선은 지수 형태이고 B의 위험률은 시간에 따라 증가한다. 충분히 긴 시간에서는 두 생존 곡선의 순서가 바뀔 수 있다. 사용 기간을 정하지 않고 한쪽이 무조건 더 안전하다고 결론 내릴 수 없는 이유다.

실제 데이터에서는 분포를 어떻게 추정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시험 종료까지 살아남은 소자가 많거나 표본이 작으면 평균과 꼬리 추정의 불확실성이 클 수 있다. 시험에서 계산한 평균이 사용 환경에서도 같은 평균인지는 가속 조건과 고장 경로에 대한 별도 검증이 필요하다.

수리해서 반복 사용하는 장비의 고장 간격과 개별 칩의 첫 고장 시간을 혼동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의 평균인지 먼저 정해야 숫자의 의미가 유지된다. 시스템을 구성하는 여러 소자의 첫 고장 중 하나를 시스템 실패로 잡는다면, 단일 소자의 평균을 시스템에 그대로 붙일 수도 없다.

MTTF는 집단을 요약하고 모델을 비교하는 데 유용하다. 다만 특정 사용 시간을 판단할 때에는 그 시간의 생존확률이나 목표 고장 비중의 도달 시간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평균이 크다는 설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내가 필요한 기간에 얼마나 많은 소자가 살아 있는지를 묻는 편이 실제 판단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