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실리콘밸리와 펜타곤의 비밀 전략실 유닛 X : 펜타곤 내부자가 최초 공개하는 전쟁과 기술의 미래 리뷰
대학교 4학년돼서 책을 계속 '안'(이건 정확히 해야 한다. 못 읽은게 아니라 그냥 안 읽은거다) 읽었다.
학교 1주일에 2번만 가는 여유로운 막학기 상황에서 지금 책 1주일에 1권씩 읽는거 다시 예열을 좀 해두면 좋을 것 같아서, 이참에 '기록'까지 남기는 좋은 습관까지 같이 기르면 어떨까 해서 글을 써보고 싶다.
확실히 요즘 책을 안 읽으니까 신간 도서 목록에 읽고싶은 책이 정말 많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읽고싶었던 이 책을 가져와봤다.
이 책은 2010년대까지 최신기술 관련해서 갈피를 못 잡던 미국의 현실을 글쓴이가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90년대의 전투기 조종사들은 400억짜리 전투기를 몰면서도 몰래 자신의 현 위치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50만원짜리 장비를 따로 '싸제'로 구해서 굴렸다고 하고 무엇보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 꾸준히 미국 의회에서는 조단위 예산을 각종 현대화 사업에 사용하고 있었다.
이 책의 제목에 해당하는 '유닛 X'는 2015년 미국 국방 장관으로 임명된 '애쉬 카터(Ashton Baldwin Carte, 1954-2022)'라는 인물이 전폭적으로 밀어주면서 등장한 조직이다. 애쉬 카터는 오바마 정부에 일어난 '에드워드 스노든 사건' 때문에 기술 기업들과 국방부의 관계가 극도로 얼어붙은 상황에서 약 20년만에 등장한 이공계 출신 국방부 고위인사이다. '문민통제'니 뭐니 해도 미국 국방부의 고위급 인사들은 평생 군 관련해서 일해온 사람인데 이례적으로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군과 거리가 좀 있던 국방기술 연구분야에 있는 사람이 바로 장관으로 임명된 것이다.
그가 유닛X를 만드는데 있어서 엄청난 반대에 부딫혔다. 아무래도 미국의 대형 방산기업들 입장에서 자신들의 이권에 손해를 입을 수 있겠다 판단해 온갖 방법으로 방해를 했다고 한다. 설령 국방 장관이 적극적으로 밀어준다고 해도 의회의 의원들과 필드에 있는 장성들, 그리고 고위급 내부 인사들과 유착이 튼튼한 대형 방산업체들은 어떻게든 이 유닛X를 방해했고 그런 상황에서 한 말단 여성직원이 엄청난 게임체인져 역할을 했다고 책에서 언급된다. 국방 조달 관련해서 규정이 몇백페이지 짜리가 있는데 그 규정들 사이 어딘가에 짤막하게, '특수한 상황에선 의회 동의 없이 국방 조달 계약을 빠르게 맺을 수 있다'라고 조항이 있었던 것이다. 과거 NASA가 아폴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쓰이던 규정이 이후 1980년대에 냉전이 완화되는 분위기가 되면서 'NASA 얘네 망치하나에 500달러씩 산다고 계약맺던데 세금도둑 아님?' 식의 여론이 나오면서 NASA의 특권들이 이것저것 칼질당했는데 그 사이에 '사소한 실무자의 찐빠?로 예상되는' 원래 없어져야 했을 규정이 없어지지 않은 것이다.
이후에 이 규정을 기반으로 중동사령부에서 유닛 X가 기존에 사람이 공중급유 관제하느라 생기는 비효율을 머신러닝 기반 최신 솔루션을 도입해 '무려 하루에 20억을 아끼는 성과'를 냈다고 한다. 이 성과를 낸걸 기반으로 상원에 힘쎈 국회의원들의 마음을 샀고 이후 오바마에서 트럼프로 정권교체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트럼프한테도 호감을 얻어 유닛X라는 조직은 'DIU'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기존에 미군에 뭐 하나 납품하려면 2년씩은 걸리던 비효율적인 조달체계를 1달만에 납품할 수 있도록 혁신을 불러오는 조직이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성공담이 나오고 이후엔 드론이 전쟁에서 중요해진 얘기를 하면서 드론과 관련된 빠른 소프트웨어의 개발에 DIU가 혁혁한 공을 세웠다고 언급한다. DIU 이전 미군의 분위기는 소프트웨어 패치 하나하나 담당부서에 검수받아야 하고 그거 검수하는데에 몇달 걸리고 그런 상황과 지금의 드론기반 전쟁이 제대로 카운터를 맞았는데 이렇게 보면 이 작은 조직이 정말 세상을 구한거다.
글의 후기
미국은 한 10년 전부터 '천조국'이라는 밈성 별명으로 한국에서 불렸고, 이제는 '이천조국'이 됐다. 그런 천조국이 단순히 '와 천조를 쓴데 엄청나다' 가 아니라 빨대가 엄청나게 꽂혀있어서 실제 1,000,000,000,000,000원 만큼의 효용은 절대 안 나온다. 중국은 애쉬 카터가 미 국방장관이 되는 2015년 기준 국방예산을 155조를 사용했다는데 이게 구매력을 감안해서 보면 미국이 투자하는거 대비 약 80퍼센트를 투자한다고 볼 수 있다. 거기에다가 권위주의적인 중국의 특성상 미국보다 더 많은 최신기술 선점이 충분히 이뤄질 수도 있는 돈이 사용된다고 책에서 언급된다. 그러고 유닛X가 등장하고 얼마 뒤에 미국 방공망을 뚫는 초음속 미사일 실험을 진행했었고, 어떻게 보면 유닛X는 뛰어난 사람 몇명의 노력이 만든 것도 있겠지만 사회의 분위기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생긴 부서라고도 할 수 있다.
민주주의 사회라서 생기는 공공부문의 비효율성.. 한국에서도 엄청나게 많이 화두에 오르는 이야기이다. 공무원 TO는 왜 늘리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누군가 일자리를 얻으면 좋잖아?'라는 뭔 말도 안 되는 명분으로 세금이 엄청나게 쓰인다. 우리나라 국민연금이 처음 설계될 때는 '625 전쟁 국가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개념이 들어가 엄청난 혜택이 들어갔는데 그때 들어간 혜택 지금 625 구경은 커녕 한국이 어느 정도 경제성장한 이후에 태어나 경제성장을 온몸으로 맞은 세대사람들도 빨고 있는게 공공부분의 현실이다.. 1호선을 타면 왜 지하철엔 수원 밑으로 가는 노인들이 많은건지..
특히 요즘은 한국 정부에서 AI관련해서 이것저것 하는 기업들에게 세금을 굉장히 많이 쓰는데 이게 맞는건지 논쟁이 되고 있다.
난 여기서 선언하고 싶다. 2026년 기준 전세계 GDP에서 소프트웨어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AI 포함 약 5퍼센트정도로 예상되는데 한국은 이게 2퍼센트가 채 안 된다. 이를 명분으로 삼아서, 어차피 남들도 공공부분 방만하게 쓰는데 나도 무조건적으로 '전긍정' 해주고 싶다. 돈 1원이라도 더써 다과 주머니에 챙겨가버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1번째로 든 생각은 정말 천박하지만 이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