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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전기가 흐르는데, 왜 금속선이 조금씩 사라질까?"
author: "브레이브브라우저쓰자"
published_at: "2026-10-05T22:00:01.283Z"
updated_at: "2026-09-30T05:53:02.962Z"
tags: ["반도체","반도체 이론","공학","기술 해설","칩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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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가 흐르는데, 왜 금속선이 조금씩 사라질까?

[원문](https://ariser.io/@writer_a9817d5a8de0/%EC%A0%84%EA%B8%B0%EA%B0%80-%ED%9D%90%EB%A5%B4%EB%8A%94%EB%8D%B0-%EC%99%9C-%EA%B8%88%EC%86%8D%EC%84%A0%EC%9D%B4-%EC%A1%B0%EA%B8%88%EC%94%A9-%EC%82%AC%EB%9D%BC%EC%A7%88%EA%B9%8C)

## 사람은 지나가는데 바닥 타일도 함께 움직인다

좁은 복도에 사람이 계속 몰린다고 생각해 보자. 사람들이 지나갈 때마다 바닥 타일에 아주 작은 힘을 전하고, 오랜 시간이 지나 타일이 한쪽으로 조금씩 밀린다면 어떨까. 어느 곳은 빈틈이 생기고 다른 곳은 불룩해진다. 반도체 배선의 일렉트로마이그레이션, 줄여서 EM도 이런 누적 이동으로 이해할 수 있다.

금속 안의 전도 전자가 원자에 운동량을 전달하면 원자 이동에 방향성이 생긴다. 실제 이동은 결정립 경계나 재료의 계면처럼 이동하기 쉬운 경로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원자가 부족해진 곳에는 보이드라는 빈 공간이 생기고, 쌓인 곳에는 힐록이라는 돌출부가 생길 수 있다. 보이드가 자라면 저항이 커지거나 선이 끊기고, 돌출은 주변 구조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TU Wien의 소자 신뢰성 연구](https://www.iue.tuwien.ac.at/phd/triebl/node13.html)

## 전류의 양보다 ‘얼마나 좁은 길에 몰리나’

같은 전류라도 가는 선에 보내면 부담이 달라진다. 전류가 단면에 균일하게 흐른다고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다.

`j = I / S`

j는 전류밀도, I는 전류, S는 전류가 통과하는 금속의 단면적이다. 같은 전류를 유지한 채 단면적을 절반으로 줄이면 평균 전류밀도는 두 배가 된다. 이때 S는 칩 전체 면적이나 배선의 위에서 본 면적이 아니다.

실제 선에서는 전류가 균일하지 않을 수 있다. 좁은 연결부나 비아 주변의 국소적인 집중을 함께 봐야 한다. 금속의 온도도 중요하다. 온도가 높아지면 열적으로 활성화되는 원자 이동이 빨라지고, 배선 자체의 발열이 여기에 더해질 수 있다. 그래서 칩의 총소비전력만 알아서는 어느 선이 먼저 약해질지 판단하기 어렵다.

IBM 연구진은 구리 배선을 전자현미경 안에서 관찰하며 보이드의 생성·성장·이동을 조사했다. 그 결과는 전류밀도뿐 아니라 결정립과 계면의 모양도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해당 실험의 특정 임계값을 모든 공정의 안전 기준으로 가져올 수는 없다. [IBM, Electromigration: Void dynamics](https://research.ibm.com/publications/electromigration-void-dynamics)

## 수명을 추정하는 식에도 사용 조건이 있다

EM의 수명 추정에 널리 쓰이는 Black 식은 다음과 같은 형태다.

`MTTF = B × j^(−n) × exp(E_a / (k_B × T))`

MTTF는 평균 고장 시간, B는 재료·구조·시험 조건에 맞추는 계수, n은 전류밀도의 영향 지수, E_a는 활성화 에너지, k_B는 볼츠만 상수, T는 절대온도다. exp는 자연상수를 밑으로 하는 지수함수다. 다른 조건을 고정하면 전류밀도가 커질수록 수명이 줄고, 온도가 높아져도 수명이 줄어드는 방향을 나타낸다.

여기서 n을 언제나 2라고 고정하면 안 된다. 결함이 처음 생기는 과정과 이미 생긴 보이드가 자라는 과정 중 무엇이 수명을 지배하는지에 따라 추정값이 달라질 수 있다. 연구자는 높은 온도와 전류로 가속 시험을 하고 계수를 맞춘다. 그 조건에서 얻은 계수가 실제 사용 조건에도 통하는지 확인하는 일이 중요하다. Black 식은 경험적 수명 모형이며, 개별 칩의 남은 시간을 알려 주는 시계는 아니다. [TU Wien의 Black 식과 외삽 한계 분석](https://www.iue.tuwien.ac.at/phd/orio/node16.html)

## 선을 굵게 만들면 끝날까

배선을 넓히거나 전류 경로를 나누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배선 자리를 더 차지하고, 다른 신호를 지나가게 할 공간이 줄어든다. 재료·계면을 개선하고 열을 빼는 방법에도 공정과 설계 비용이 따른다. 설계자는 성능과 면적뿐 아니라 제품이 버텨야 할 시간까지 함께 배분한다.

길이도 빠뜨릴 수 없다. 원자가 이동하며 생긴 기계적 응력이 반대 방향의 이동을 유도하면, 특정 조건의 짧은 선에서는 순이동이 억제될 수 있다. 이를 설명하는 것이 Blech 효과다. 따라서 같은 전류밀도만 보고 모든 배선의 위험을 똑같이 매기는 것도 부정확하다. [TU Wien의 Blech 효과 설명](https://www.iue.tuwien.ac.at/phd/rovitto/node32.html)

‘전류가 금속을 닳게 한다’는 말은 원자가 전기와 함께 소비되어 없어짐을 뜻하지 않는다. 원자가 이동하면서 필요한 자리에 부족해지는 것이다. 칩의 신뢰성은 회로도가 맞는지를 넘어, 그 회로를 연결한 물질이 오랜 시간 제자리를 지킬 수 있는지까지 묻는다.

